Monthly Archives: September 2008

늙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될 때..

혼자 있는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
빼꼼히 솟아난 흰머리를 쥐어뜯으려 머리를 뒤적이다 보니 흰머리가 제법 보인다. 화들짝 놀라서 살펴보니 틀림없이 흰머리다. 아 젠장…
요즘엔 RTL coding이나 C/C++ 코딩을 하고 싶어 좀이 쑤십니다. 생각 같아서는 후배들이 맡고 있는 블럭을 내가 하고 싶은 생각도 문득 문득 들지요.

엔지니어에게 있어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 것이까.. 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직접 코딩하는 걸 자제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하자고 생각한 것이 불과 한달도 안 되었건만, 설익은 지식은 벌써 손가락을 근질근질하게 만들고, 어서 하나라도 만들어보자고 재촉하는 것만 같아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코딩을 하게 되면, 그쪽에 집착하게 되어서 결국 큰 그림을 제대로 못 그릴 수가 있다는 것이 한가지 이유였고, 내 쪽에 신경쓰다가 다른쪽 일에 대한 균형 감각이 없어진다는 이유가 있었건만, 실제적으로 코딩에 참여하지 않으면 느낌상 약간은 덜 치열해 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실제적으로도 책보고, 개선할 부분 정리하고, 책보고, 인터넷보고, 새로운 아키텍쳐 짜고, 머리속에서 시뮬레이션..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뭔가 좀 이상해지고 있어요.
분명히 아직은 설 익었는데, 왠지 코드 짜고 싶어지고.. 경험에 의해서는 이때 코딩을 하게 되면 분명히 망칩니다. 꾸욱 참고 더 눌렀다 꺼내야 해요..
문제는 과연 눌렀다 꺼낼 수 있을까.. 라는 조바심이 계속 든다는 것인데, 조바심의 큰 이유는 항상 여러가지 미션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차분히 눌러놓을 시간이 없을지도.. 혹은 차분히 눌러놓았다가는 잃어버릴까봐 두려운 마음이 크기 때문이지요.
물론, 뭐 이런 저런 잡무의 문제도 그다지 적지 않구요.

엔지니어가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이고, 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이 뭘까요. 코딩 잘하는 엔지니어는 대리급정도 되면 물이 모를 만큼 올랐을 것이고..결국은 알고리즘과 아키텍쳐, 그리고 모델링의 힘이 중요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것 저것을 건드리다보면 코딩은 줄어들고 결국은 “말빨”만 늘어난다는 것이 문제에요.

늙었다 혹은 직급이 올랐다는 또다른 반증은 업무 시간과 결과에 대해서 까다로워 진다는 것에요.

어느 블로그에(기억이 나지 않아서 링크는 못합니다만..)보니, 좋은 엔지니어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로…(기억력이 나쁜 관계로 기억으로만 각색하자면..)


실력없는 엔지니어와 실력있는 엔지니어에게 한달의 일이 주어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실력없는 엔지니어는 맡겨진 일을 야근을 밥먹듯이하며 죽도록 일을 했는데도 일을 주어진 시간이 끝내지 못했다. 팀장에게 이러이러한 이유로 일을 못 끝냈으니, 2주만 더 달라는 요구를 했고.. 팀장은 일을 열심히 했음에도 못 끝냈으니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해서 2주를 더 주었다. 결국 2주후에 일은 끝났지만, 원래 예상보다 비대해진 코드와 숨겨진 버그들이 드글드글한 코드가 결과로 나왔다. 팀장은 어려운 일 잘 끝냈으니 고생했다고 이야기 한다.

실력있는 엔지니어는 맡겨진 일을 생각하고, 한 2주 정도 노는 듯 하더니, 2주 남겨 두고 좋은 알고리즘을 구상해서 원래 주어진 시간에 원래 예상되었던 코드 보다 더 compact하고 smart한 결과를 내었다. 팀장은 놀면서 2주만에 할 수 있는 일을 한달이 주었졌다고 하여 놀면서 했다는 생각에 괘씸죄를 적용시킨다.

결국 진급은 실력없는 엔지니어가 한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인데, 완전 공감.
이런 팀장이 되지 않으려 노력 중이건만, 일에 대해서 in-sight를 가지지 않는 이상 많은 경우 소위 이야기하는 “근태“를 가지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한국 사회에서 어쩔 수 없다 변명하더라도, 이건 결국 팀장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니, 반성..
최대한 일정 안에 끝내는 경우 아무 이야기 안하려 노력중입니다.

또하나, 요즘엔 글을 보는데 있어서 너무 너무 까탈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예전이라면 만족했을 것도 눈이 까다로워 진것이겠지요. 밑에 있는 애들이 힘들 수 밖에 없어요.

뿐인가요.. 까탈스러워져서 폰트니, 모양이니 이것저것 아주 지랄스러워졌습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조금만 더 하면 좀더 마케팅이 잘 될 텐데, 적어도 다른 곳만큼은 멋지게 나와야 할 것인데.. 등등 이죠..

좋은 부분의 코딩은 남시키고, 애들 싫어하는 “중요하지만 사소하고 시간 소모가 많은 일” 예를 들어 supporting tool 만들기나 꾸미기 같은 부분만 하게 되는..
그러다, 이건 높은 직급의 엔지니어가 할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누가 좀 잡아주는 사람 있음 architecture 전체와 management를 맡기고, 한 가지만 파고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쩝.

난생 처음 에버랜드를 갔어요. 그리고, 드디어 혼자힘으로 앉았어요!

우리 민혜가 드디어 난생 처음 에버랜드를 갔습니다.
몇 주전 부터 벼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게 된거죠. 음.. 오전에는 추워서 오후에 출발했는데, 차가 약간 막혔음에도 한 마성까지는 20분 남짓.. 에버랜드까지는 30분 남짓 걸리더군요. 이렇게도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연간 회원권을 만들고 휘리릭 들어갔습니다.

민혜는 들어가서 처음보는 신기한 것들에 마음이 동하여 아주 난리가 났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많은 언니,오빠들을 보는 것이 가장 신기했나봐요.할로윈 주간이라 옷도 좀 신기했을 것이고..

일단 문앞의 여러곳을 돌아다니다가 동물원 쪽의 이벤트 홀을 지나서 밥을 먹었어요..

들어오자 마자 남들 다 찍는다는 곳에서 사진 한장

에버랜드에서 처음 가보는 에버랜드에 관련한 이야기가 있는 곳..

다음에 어딜가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다음에 어딜갈까 고민중입니다.


결국 고민하다가, 정원쪽을 들러서 보고 집에 오기로 했지요.

꽃과 분수에 정신이 팔렸어요.. 그러다 카메라를 보고 좋아서 달려옵니다. ^^;
날이 좋아서 아주 사진이 잘 나왔어요.

민혜는 꽃밭에서 신나게 걸어다니다가, 화단 앞에 있는 쇠로 된 화단틀을 몇 번 입으로 물으려고 했지요. 신기한 건 뭐든지 입으로 가져가야 하거든요.
그래서, 못하게 하고 휘청거리기에 허리를 토닥여 주었는데, 아마도 혼났다고 생각했나봐요. 씰룩 씰룩하더니만 서럽게 울어버렸습니다. 아마도 이런 형태로 운건 태어나서 처음인것 같아요 ^^;

앙~ 하고 울어서 엄마가 업어주었습니다.

아직도 아빠한테 서운한 마음이 안풀렸어요..


하지만 곧 풀려요..

잠에 골아 떨어져 버렸으니까요.. 유모차로 옮겨도 모를 정도로 골아 떨어졌습니다.
신나게 신나게 자다가 주차장으로 가는 셔틀에서 깨어나서 아빠와 재미 있게 놀았습니다.

오늘은 지동 성당에서 체육대회가 있다기에 나갈 준비중입니다. 성당에 다니지는 않지만, 아주머니께서 성당 분들께 민혜를 많이 보여주셔서 마실 나갈 요량으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안사람이 지동 성당 체육대회 장소를 잘못 알아두는 바람에 허탕치고 왔습니다. ^^;

집에서 한바탕 자고 난 민혜는 오늘 대단한 일을 했어요.
업드려 있다가 혼자힘으로 일어나 앉았어요. 아래 사진이 일어나 앉은 기념인데, 음 이런건 동영상으로 찍어놔야 하는데…

여하튼. 2008년 9월 28일은 민혜 혼자 힘으로 일어나 앉은 기념일이에요 ^^;

지금 머리속에는…

몇 주째 집중력이 올라오지 않다가 추석때 쉬고나니 집중력이 좀 올라온 느낌입니다. 역시 모든 문제는 과로였습니다. 집중력을 깨지 않으려 말도 잘 안하고 있는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요즘에 머리속은 Java Virtual Machine과 가속 문제, Pipeline Redesign 문제, Superscalar/Multithread, VLIW, DSP 설계 문제, Security 문제가 순서 없이 무질서하게 스케쥴링되어 돌아가다가 이제 약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한,두가지만 진득하니 생각하고 싶은데 가만 두지를 않는군요. 그나마 다행인건 이런 와중에서도 어찌 어찌 머리가 돌아가기는 하고 있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전반적인 performance가 좀처럼 안나오고 있다는 것이구요. 뭔가 하나를 해치워 버릴려고 달려들라치면 다른 넘이 와서 바지 가랑이를 잡고 있으니 참 큰일이에요.
blog에 글을 쓰고는 싶은데, 일부는 회사 보안에 걸릴 문제인 것이고, 일부는 익지 않은 생각이고.. 습자지만큼 얇팍한 지식때문에 다른 부분의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쩝..

cheers! shallow baby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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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지금은 벽을 넘는 수 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