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책이야기

2Q 독서로그

뭘 읽었는지 거의 잊어가고 있어서 겸사겸사..

1.
슬랙

반기 최고의 책. 짧게 이야기를 남겼지만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 많은 것 같입니다. 개발자일 때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 관리자가 되면 놀고 있는 꼴을 못보는 사람은 꼭 봐야할 것입니다. 훌륭한 개발자는 lazy-bone 이라고 하지 않던가.. 거기서 lazy를 빼면 더 훌륭해질 것인가. 아니면 평범해질 것인가.

2.
8번째 습관

사실 2Q 초반에 다 읽었습니다. 1Q 독서로그에 남기는 것이 옳겠지만.. 책 제목은 from effectiveness to greatness, the 8th habit 이죠. 우리나라는 성공지향적인지라.. “성공하는 사람들의”라고 번역이 되어 있지만요.. 좋은 책입니다.

3.
후불제 민주주의

개인적으로는 참 괜찮았던 책. 통치자의 선의에 의한 민주주의가 얼마나 빠르게 붕괴될수 있는지.. 그것을 막기 위해서 시민들의 생각이 얼마나 민주적이 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과 더불어 초기에 이 나라의 헌법을 만든 사람들이 실제이든 단순한 이상이던지간에 가지고 있던 세상에 대한 생각이 드는 책.

4.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에 대하여 흥미는 있지만, 잘 몰라서 사서 본책. 이 책 말고 화집을 하나 사서 보기도 했는데 화집은 너무 보여주는 정보가 적고.. 이 책은  음.. 사실 수필에 가깝더라. 그래서 잘 팔리는 책인가.

5.
심야식당1 – 4

같은 회사의 분이 산것을 틈날때 마다 보다보니 다 봤네.. 소소한 이야기

6.
스탠드 1- 6

스트븐 킹의 명작이라는 말에 혹~ 해서 봤는데 참.. 길긴 기네요. 순식간에 볼 수 있는 책이면서도 성경의 일부가 생각나게 하는.. 새로운 시대의 묵시록이라는 해설이 있던데.. 그런거 같기도 하고.

7.
청춘의 독서

슬프게도 나의 청춘 시절에는 이 책에 나온 책 중에 달랑 2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더라는.. 사실 책 요약과 거기에서 받은 느낌을 차분히 정리한 책인데, 그 자체로 명작이다.

8.
거침없는 한국축구

네이트(맞나?)에서 가끔 애정어린 독설을 풀어놓는 대머리 아저씨 존 듀어든의 칼럼 모음. 일종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는 축구/언론의 관계를 보았을 때 그의 독설이야 말로 중요하다.

9.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사놓고 조금씩 보다가 슬랙 이후에 후닥닥 보게된 책. 지금까지 중간 중간에 remind하듯이 들춰보고 있는 책. 결국은 실행의 힘이 아닐까.

창조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간 – Slack

그동안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안쓰면서  비교적 독서량을 늘린 기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뭐 전공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은 것이 아니라 이 블로그에 소개할 만한 책은 별로 없구요.. (문학과 인문학쪽을 읽어보고 싶었다고 할까요… ^^; )

그 중에 최근에 읽은 책 한권을 소개시켜 드리려 합니다.

바로 이곳 저곳에서 화제의 책인 “Slack: 변화와 재창조를 이끄는 힘”입니다.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자주가는 블로그인 류한석님의 블로그와 인사이트 블로그를 통해서구요..
jrouge님의 서평을 읽고 “엄훠~ 이 책은 꼭 사야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단지 queueing 되어 있던 책을 읽어나가느라 ^^;

하드웨어 엔지니어에게 있어서 slack이라는 말은 참으로 익숙합니다.

synopsys 합성툴을 돌리면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는데, 바로 “slack”이라는 단어지요.
도대체 사전을 찾아봐도 딱히 와닫지 않았던 이 단어는 워낙 오랜 시간 사용하다보니 추상적으로 알게되었고, 예전에 합성 툴에서 slack이라는 개념과 TNS, WNS를 어떻게 할꺼니.. 라는 주제로 글을 쓴적도 있었더랬죠. (http://babyworm.net/tatter/90)

여하튼, 합성툴 돌리는 사람에게는 퇴근이 걸려 있는 문제라 거의 목숨과 동급으로 중요한 이 단어가, 합성툴을 사용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왜 회자되게 된 것일까?

바로 효율성과 효과성이라는 문제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느덧 빨리 빨리, 좀 더 오랜시간, 좀더 tight하게.. 라는 명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VP가 어디선가 따온 불가능할 것 같은 일정을 받아들고, “힘들지만 할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능력있는 엔지니어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Quality는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고객에게 크게 문제가 안된다면.. 이라면서 뒤로 쌓아두게 됩니다.

이 문제는 제가 회사를 다니고, 머리가 굵어지면서(아.. 네.. 제 머리 약간 큽니다.) 항상 고민했던 문제입니다.
회사가 급하니 이런 저런 자잘한 문제(자잘하지만, 바로 먹고사는 문제와 크게 연관성이 있을 법한)에 투입되고, 그러다보니 다음 프로젝트의 시간이 줄어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프로젝트의 일정은 맞추어야 하고, 구현하려던 기능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게 되고, 어느 순간 “그 기능이 없어서 못 팔아.. “라는 비난을 받게 되는 우습고도 슬픈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 사람들이 놀았냐.. 정말 주말도 없이 일했으며, 주중에도 거의 개인 생활은 없었으며, 그럼에도 뭔가 좀 아쉽다는 거죠.

그 이유는 바로 이 책에서 명쾌하게 설명해 줍니다. (솔직히 100% 명쾌하다고 말은 못해도, 아주 많은 부분을 설명해 줍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논리적으로 누군가 잘 포장(?)해 주었다고나 할까요?)

뭐.. 변명할 필요없이 관리(?)를 하고 있던 저의 잘못이지요.
빛나던 친구들이 빛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뭔가 잘못되었구나’를 느끼면서도, 기껏 해줄 수 있는 것이 motivation을 주는 것 밖에 없었으니까요. 참 무력했던 거죠.
당시에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하는 즐거움으로 빛나고 있지 않다면, 두말 없이 이 책을 권해 드립니다.

아름다운 동행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필력만으로 놀라게 만드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서이시면서 역사 관련된 해박한 지식으로 항상 놀라운 글을 써주시는 cliomedia님과 균형 잡힌 견해와 사람의 심금을 가볍게도 쥐었다 폈다하시는 시골의사님이 이런 분들이죠.
시골 의사님은 사실 몇권의 책으로도 유명한데, 제가 소개해 드리는 이 책과 더불어 주식투자에 관한 책으로도 유명하시죠. (저는 이 책으로 먼저 알게 되고 나서 주변 분들께 권해드렸더니만, ‘주식 투자하는 사람이잖아~’라는 반응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유명한 분이라고 하던데.. 여하튼..)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시골 의사님의 주업인 의사로써의 직업에서 겪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빙긋이 미소짓게 만드는 에피소드가 있는가하면,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고이게 만들어주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참 세상에는 여러가지 일도 있구나 싶기도 하구요.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여러 미덕은 에피소드 자체가 실화에 근거함으로 인하여 느껴지는 실화가 가지고 있는 힘과 더불어 여러 에피소드를 현장감있게, 그리고 읽는 사람의 감정선을 건드려주는 저자의 필력에 있다고 봅니다.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지하철등에서 읽기 좋다는 것도 장점이겠지요.
근 몇년간 읽은 ‘이야기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