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밤, 6월의 첫 아침

합성 스크립트에서 constraint 잘못된 부분 수정하고, 잘못된 넷리스트 따라가고 밤을 새웠습니다.
합성하고, PrimeTime 돌리고 constraint 확인하고..

창을 몇개 띄우고 잡아가면서 합성 결과와 비교하고, netlist 확인하고.. 뻐근하여 시계를 보니 어느덧 12시가 넘었더군요. 저희 건물은 12시가 넘으면 외부로 나갈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걸 잊기도 하였고, 같이 하는 작업 때문에 학교에서 저희 회사로 와 있는 후배들을 두고 집에 가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밤을 새었습니다.

그러다 무심하 자주가는 인터넷 카페에 갔습니다. 물대포를 쏜다네요…엥? 무슨 소리지요? 지난번 처럼 시민들이 길바닥에 앉지 못하게 살수하는 것 아니고 물대포라고요?
게시판에 올라온 현장 생중계를 보았습니다.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2008년에 저런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화가난 시민 한 명이 경찰 버스에 오르려 하자 시민들이 소리칩니다. “아저씨 하지마세요”, “비폭력! 비폭력!”
어느 방송인지 모르겠습니다만(라디오 21이란 이름의 처음 듣는 방송국이었습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떨립니다. “우리가 지금 폭력을 사용하게 되면 폭도로 몰릴 뿐입니다. 계속하여 서로 서로 감정을 억눌러야 합니다. 그리고, 부디 다치지 마세요..”
물대포를 맞은 여학생은 실명했다는 소문이 인터넷 게시판을 뒤덮습니다. 방송에서는 확인된 사항은 아닙니다만, 알려진 바로는 그렇다고 합니다.
현장을 인터뷰하며 중계하던 사람이 진중권 교수란 걸 알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중권 교수가 연행됩니다.
싸이렌이 울리고, 경찰의 방패가 날라들고 곤봉이 춤을 춥니다. 그래도, 시민들 대부분은 비폭력을 외칩니다. 싸우면 우리의 뜻이 전해지지 않고 폭도가 될 것이라 말합니다.
날이 밝아 옵니다.
SBS 뉴스 속보가 나옵니다. 약간 냉정하게 전합니다. 그래도 속보입니다.
MBC 6시 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경악했습니다. 이 영상은 그 뒤의 뉴스에서는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작성된 스크립트로 합성을 걸고, 서류 정리를 하고, 7시쯤 회사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너무나도 평온합니다. 차에서 틀어본 라디로에는 특보로 전할 줄 알았던 모든 소식은 로맨틱한 뉴옥의 명소 소식과, 새로 나온 힙합 앨범의 소개와 공중 그네라는 책소개에 묻혀 사라집니다.
집에서 텔레비를 틀었습니다. 각지의 명물을 소개하며, 동물들이 재롱을 피웁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일상적인 소식만 전해 옵니다. 뉴스의 영상 속에서는 폭력 경찰 대신에 청와대로 난입하려 시도한 이제는 더이상 평화적이지 않은 “시위대”의 모습이 나옵니다.

물대포를 맞으며 사람이 다치더라도 서로 자제하자고, 비폭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던 시민들은 제가 꿈결에 본 환상이었던건지, 어느 매스미디어에서도 말하고 있지 않더군요..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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