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편한건가?

1.
여분D 님의 블로그에 보면(http://extrad.egloos.com/1930133) 논문 리뷰에 대해서 나옵니다.
올해 제가 모 학회지의 편집위원 일을 하고 있는데, 너무 어린 나이와 협소한 인맥(?)에 이런 일을 하고 있다보니 참 어려운 일이 많습니다. 특히 어려운 일은 심사 위원 분들을 선정하는 작업인데, 저에게 오는 논문 중 많은 논문이 학회의 성격상 소프트웨어(특히 OS)에 관련된 일이 상당합니다.
그나마 아키텍쳐나 하드웨어 구조에 관련된 논문이라면 관련 부분을 하셨던 분들을 어느 정도 알기에 심사 위원 분들을 모시는데 좀 수월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좀 어렵더군요.
게다가 인터넷을 통한 논문 투고 시스템이라는 것이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가장 큰 단점은 클릭 몇번으로 심사 위원 선정이 되고, 제가 그 분들께 따로 연락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궁극적으로 인맥 등으로 인하여 논문 심사가 좌우되지 않고 폭넓고 공정한 리뷰를 위한 시스템이겠지요. 그러나, 여분D님의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심사 위원을 맡아 주시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임에도, 제가 공손히 부탁할 기회와 감사의 인사를 드릴 기회 자체가 없다는 건 참 슬픈일입니다.
그나마, e-mail 주소를 알고 계신 분들은 따로 연락드립니다만, 당연히 저보다 어른이신 분들이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요.
물론 인터넷 기반의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저는 절대 편집 위원직을 수행할 수 없었을테니 이런 면에서는 절대적인 장점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좀 각박하게 만다는 면이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어요.
2.
인터넷의 장점은 “생산성이 너무 좋다”라는 점입니다.
예전에 제가 첫 논문투고를  할때는 등기 속달 우편을 이용했고, 리뷰를 받을때도 등기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뭐 나이가 나이다 보니 두번째 논문 부터는 모두 인터넷 이메일로 바뀌었습니다만..)
이러다보니, 문서가 한번 왔다 갔다하는데 최소한 1주일은 소모되고, 그 1주일은 꿀맛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문서 e-mail 보내고 커피한잔하고 화장실 갔다오면 지적 사항 리스트가 올때가 있어요. orz (뭐, 논문이야 그렇지 않죠? 심사 기간이 있으니까요 ㅋㅋ)
그러다보니, 좀더 빡빡하게 돌아가는 것이죠.
인터넷이 분명히 편하게 만들어 주었고 일의 생산성을 높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삶의 질을 높였는지는 의문이에요 ^^;
(생산성이 높아졌는지도 의문일 때가 있어요.. 저 같이 쉰다고 해 놓고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말이죠 ㅋㅋ)

그러고보니, 요즘엔 개인적인 이야기만 줄창 올리고 있군요 🙂

Tomorrow is another day?

그야말로 완전 잡담. 쓰고보니 트위터에나 어울릴법한 글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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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같은 한주일이 지나고, 이제는 3건의 미팅, 1번의 출장, 1건의 국책 보고서와 1건의 국책 계획서, 1건의 T/O이 예정되어 있는 한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낄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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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지난토요일 무한 도전에서 가장 머리속에 남는 건 “영계 백숙~ 오어어어~~”
완전 초강력 후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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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맷돌 중간에 끼어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중간 관리자(흠.. 스스럼없이 이런 용어를 쓰다니.. )라는 것이 항상 중간에 끼어 있는 것이지만, 요즘엔 그냥 중간이 아니라 맷돌 중간에 끼어서 양쪽에서 슬금슬금 돌려주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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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바쁜일이 겹친다 = 이 고비만 넘기면 널널해 질수도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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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 평가를 받는 이유는 쉽지 않은 일에 맞섰기 때문이죠. 쉬운일에 맞섰다면 보통 도전이라는 말을 안 쓰잖아요?
긍정적으로 봅시다요~

애국심 마케팅

어제(이제는 그제) 티맥스 윈도우에 대한 발표회가 있었지요.

저는 가보지 못하고 단지 몇몇 영상(으…)과 사진(!)과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하여 이야기 들었습니다. 발표 시간 내내 클리앙은 열폭중이었구요.
애국심 마케팅이 약간 쪽 팔리는 경향이 없잖아 있지만[1]이건 저희회사도 가끔 쓰는 방법이에요. 저는 좀 낯이 따땃해져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광고하는 회사에서는 그런 문구를 상당히 선호하더군요.. 쩝.. ,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기술이 뒷바침된다면 어느정도는 ‘우리도 쓸만한거 만들고 있으니 돌아봐줘’ 정도의 외침으로 효과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애국심 마케팅이라는 것이 양날의 검이지요. 뒤돌아 봤더니 된장이 아니라 똥이라면 침을 ‘퉷~!’하고 뱉어버리고, 이후로는 쳐다도 보지 않을테니까요.
이런 애국심 마케팅의 또 다른 폐혜는 심해지면 기술이 아닌 종교가 된다는 점입니다. 주의를 환기시키는 효과 뿐만 아니라 너그러워지는 효과까지 노리려 하면 안되는 건데, 그러는 분들이 많다는 거죠. 몇몇 케이스가 그렇지요… 가끔 저희 프로세서에 대해서도 민족주의적(혹은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시려는 분들이 계시는데, 상당히 경계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런면에서 이번 티맥스 윈도우의 발표회는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분명히 GNU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라이선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했으며,
jhrogue님이 언급한 것 처럼 버그 트래킹을 통하여 어느정도 release 혹은 beta stage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 성급히 내보였고,
연구원의 희생을 마치 전우의 시체를 넘은 무용담처럼 포장했지요(이건 애국심 마케팅에서 필수적인가요?).
정황상 내년의 정부 입찰을 노리는 듯 한 느낌을 받게 했고(혹은 의지를 천명했고),
정부 관계자를 불러서 성대한 행사를 했습니다.
뭔가 비슷 비슷하죠?
이와는 별개로 티맥스 윈도우의 몇가지 거짓일 것으로 보이는 발언들인 ‘100% 국산 기술이다’라던지, ‘새로운 역사’라던지 하는 이야기를 제외하고 나면, 분명히 노력의 산물이고 좋은 결과임에 틀림 없습니다.
분명히 OS와 여러가지 툴을 하나의 틀안에 잘 포장했으며, 정부 사용자에게 MS 이외의 대안이 있음을 인지 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그것만으로도 평가 받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시장을 직시했어야 하고, 좀 더 많이 솔직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정황에 따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직도 여전히 성급한 이야기구요..
나중에 beta가 나오면 그때 여러가지 분석들과 더불어 실제로 100%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들어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
덧말 #1…
여길보니 티맥스 윈도우 명백한 거짓말도 몇개 있었군요. 공개커뮤니티등의 기술 상황을 모르는 건지..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거짓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음.. 흠…
덧말 #2…
여길보니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저 자신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쪽의 것을 만들다보니 기술과 관계없이 비난 받을때가 많고 여러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공격받을때도 많거든요. 저희에게 불리한 자료 위주로 인용된다거나 7~8년전 자료를 가지고 ‘이넘들은 형편없는 걸 만든다..’ 이런식으로 비난받을때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로 일일히 대응할 수 없음이 억울하기도 하고, 참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다 (제 블로그에 그런 잔재들이 꽤나 있죠? ㅋㅋ). 그때마다 그냥 얌전히 일반인이나 신문에서 주워섬기기 힘든 기술을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을.. 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사실 링크 건 글에 쓰여있듯이 열심히 했음에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일하기 싫거든요. 사실 저희도 예전에 마케팅쪽의 애국심 마케팅 비슷한 것으로 인한 비슷한 욕(?)을 들어본 입장에서 ㅋㅋ

Notes & References

Notes & References
1 이건 저희회사도 가끔 쓰는 방법이에요. 저는 좀 낯이 따땃해져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광고하는 회사에서는 그런 문구를 상당히 선호하더군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