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쟁이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소위 하드웨어 쟁이(특히 칩쟁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약간 소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칩이 한번 나갈때의 비용이 수억이라는 것과 소프트웨어처럼 patch를 통한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므로, 한번의 실수로 수억을 다시 날리고 Time-to-market에서 불리해진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요즘 프로젝트가 막바지인데.. (그래서 포스팅도 뜸 합니다..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요..) 아직까지 functional coverage를 통한 검증 방법론이라는 것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지라.. 최대한 많은 테스트 벡터를 돌리고, 생각하고.. 그런 일을 반복하게 됩니다.


게다가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 깐깐하고 쫀쫀해져서(제가 그러네요..^^;), 예전에 있던 테스트 벡터가 돌았어도 계속 더 돌리고, 돌아가도 case cover가 안된건 아닐까 걱정하고, 또 만들고.. 또 돌리면서 걱정하고..
어찌보면 오히려 버그라도 나오면 기뻐하는 형국입니다.


금년 주요 계획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검증 방법론을 제대로!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이 두 쪽이 나더라도 올해는 검증때문에 더이상 스트레스받으며, 야근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볼랍니다.


아 졸려.. ㅡ.ㅡ

Metal Gate로 더 빠르게..

ZDnet의 기사를 보니 메탈 게이트를 사용하는 트렌지스터가 상용화된다는 이야기가 써 있군요. 이 이야기는 하드웨어 리뷰 사이트들을 통해서 개략적으로 접하고 있었는데, ZDnet의 기사를 통해서 좀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MPR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만, 한글로 읽는 것이 더 편해서 ^^;)


사실 저는 반도체 물성과 같은 부분은 전공이 아니라 잘 모릅니다. 학부와 대학원때 과목을 들은 정도지요.. ^^ 간략하게나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설명드리자면, 우선 간단히 CMOS에 대해서 설명드리고 시작하는 것이 편할 것 같습니다.
트렌지스터라는 것이 일종의 스위치와 같은 것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전류가 흐르고, 누르지 않으면 전류가 흐르지 않는 것이죠. CMOS 트렌지스터에서 이 버튼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Gate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즉, Gate에 일정 전압이 가해지면 가로막혀 있던 부분이 열리는 그런 원리랄까요..


근데, CMOS transitor에는 문턱전압(Vth)이란 것이 있죠. Gate에서 어느 정도 전압이 가해져야 “문턱을 넘어서”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것이냐는 것인데요.. 가끔 Gate에 전압이 가해지지 않더라도 문턱을 넘어가는 날랜 전자가 있습니다. 이런 넘들에 의해서 게이트의 상태에 변화가 없더라도 흐르는 전류가 바로 “leakage current”라고 보시면 됩니다. 말 그대로 줄줄 세는 거죠..
쉽게 생각해서, 문턱이 높으면 높을수록 게이트에서 전압이 없을때 필요없이 전류가 흐를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근데, 문턱이 낮으면 낮을수록 게이트에서 전압이 공급되지 않더라도 문턱을 넘어가는 전자의 비율이 높아지죠. 반대로, 문턱이 높으면 높을 수록 Gate에 전압을 가해서 스위치를 켜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런 원리로 빠른 공정 = 낮은 문턱 전압 = 많은 leakage current로 연결됩니다. (뭐, 설명은 아주 대충했지만 말입니다.)
예전에 0.18um정도까지만 해도 leakage current를 신경쓰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사실 0.35um까지는 전혀, 0.18um부터는 조금.. ) 공정이 줄어들면서 문턱 자체를 구성하는 부분도 기껏해서 원자 수십개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그것 보다 적나요? 정확하진 않네요.^^;). 그러다보니, 문턱전압도 낮아지고 leakage current라는 것이 동작할때 소모되는 것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게 된 거죠.


그래서, High-K라는 것이 나온 건데요.. K라는 것이 유전율(전자가 얼마나 빨리 흐를 수 있느냐)인데요.. K가 높아지면 문턱을 높인 다음에, 문턱을 약간만 내려도 그 좁은 길로 전자가 빨리 빨리 흘러갈 수 있다는 거죠. 좁은 대신 전자의 흐름 자체를 좋게 만들었으니까요.. (역시 쉽게 말하느라고 아주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만..)


45nm에서 인텔에서는 그동안 사용하였던 poly silicon(지금까지 대부분의 공정은 silicon substrate위에 poly silicon으로 gate 얹어서 사용해 왔습니다. 이때 NMOS냐 PMOS냐에 따라서 N+/P+를 선택하는 거죠)대신에 NMOS나 PMOS에 맞는 Metal gate를 구성했다는 거죠. 아주 대단한 일입니다. 이로 인해서 속도는 유지하면서 leakage current는 잡을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또하나.. 이론대로라면 대부분의 전통적인 공정이 변경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단지 poly silicon대신 metal(물론 그렇게 쉽게 바뀔 부분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로 변경되는 정도니까요.


기사에서처럼 당연히 metal의 혼합비는 극비겠죠.. 뭘 물어보고..


IBM에서도 high-K를 채택한다고 하던데.. (이것도 어디 기사에서 봤는데 말이죠..), AMD와 IBM이 비교적 가까우니..이쪽 진영에서도 금방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oore 선생님.. 기쁘시겠어요.. ^^;

장고끝에 악수둔다..

바둑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지요.. 장고(長考)끝에 악수(惡手)둔다는 말 말입니다.
오늘이 딱 그렇습니다.

발표 자료 하나를 만드는데, 잘 만들겠다는 생각에 생각을 하다보니 최종적으로는 눈뜨고 못볼 것이 나와버렸습니다.
결국은 다 뒤업고 후다닥 적어서 보냈는데…
보내고 난 것을 다시 보니, 정말 그 동안 만든 발표 자료들 중에 가장 마음에 안드네요..

그야말로 몇 일동안 일도 제대로 못하고, 머리 싸맨것이 후회됩니다. 그냥 일하다가 대충 만들어 보낼껄이란 생각이 머리속을 걸어다니네요..^^;

왜 나이를 먹을 수록 쫀쫀하고 우유부단해지는건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