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SoC의 딜레마

한 2주전쯤에 google 크롬으로 작성한 글인데, 줄 띄어쓰기가 엉망이 되어서 이제서야 주섬 주섬 편집해서 올리네요..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ASSP혹은 ASIC에 해당하는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회사들이 작은 조직으로 편성되어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SoC 회사들의 경우 market이 보이는 경우 빠르게 아이템을 정하고 작은 조직이 가지는 의사 결정 속도의 잇점을 이용하여 먼저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것이 주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전쟁에서 경기병 같은 존재라고 할까요?

하지만, 요즘엔 Fab비용이 너무 급격하게 증가하고, 들어가야 하는 analog IP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한 위험 요소가 되고 있지요. 즉 NRE가 아주 크게 증가했고, 이를 맞추려다보면 물량이 엄청나야 하는데, 제품의 life-cycle이 짧아지면서 물량을 받아주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요구에 맞추자니 좋은 공정을 써야 하는데, 이때는 상당한 물량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만 한다는 거죠. 경기병으로 출발했는데,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다보니 너무 비대해져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워진 것이지요.
이때 바라 볼 수 있는 것이 하나의 칩을 다양한 목표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응용에 적용시키다보면 전사적인 역량이 분산된다는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사실 SoC에 있어서 지원 업무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데, 여러 시장을 보다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또 한가지는 다양한 응용에 적용 시키기 위하여 설계하다보면, 그만큼 본래 마켓에서의 적합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설계 기간도 문제구요.
그래서, multimedia 쪽에서는 한번 죽었던(!) media processor라는 개념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전에 media processor는 3D/graphics 가속 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졌다가 산산히 부서진 적이 있습니다. 좋은 시도였습니다만, 당시의 ASIC화된 전용 프로세서들에 비하면 전력/성능 모든 면에서 뒤졌기 때문입니다.

요즘들어서, Cell-BE나 GPGPU와 같은 시도도 media processor로의 회귀를 암시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경향이 짧은 life-cycle과 맞물려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embedded에서도 마찬가지 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 글을 쓰고 난 이후에 본 것인데, MPR을 보니 intel의 새로운 프로세서-GPU라고 해야겠지요?-는 array processor의 형태를 가지고 있더군요. )
즉, program을 통해서 응용에 맞추는 경향이 한 축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경향으로의 진행은 사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쪽에서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물론 중소기업 중에서도 reconfigurable-array나 media/array processor쪽을 하고는 있으니 가능성이 적다 말은 못하겠습니다만, 이쪽 분야를 경험한 많은 엔지니어들이 대기업에 둥지를 틀고 있으며, 시도 해볼 여지가 많기 때문에 대기업(국내든 국외든)에서 시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 팀도 반쯤 여기에 발을 담구고 있구요. (High-performance processor/MPSoC/RA/DSP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참 사람도 없는데 별일 다해요.)

다른 한 축은 발상의 전환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회사에서 이미 경쟁이 치열한 mass market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작은 마켓에서 여러가지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업체들이 큰 SoC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만 회사의 경우 SoC의 크기가 매우 작으며 공정도 우리가 사용하는 것보다 별로라고 생각하는 공정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세계 시장을 보고 틈새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거죠. 볼륨이 크기 않으며 쓸모 있으며 부가 가치가 높은 부분, 그리고 0.35~0.18um 정도의 공정으로도 경쟁이 가능한 부분이 아직 상당 부분 있습니다. 어찌보면 대부분 RF/analog 부분과 결부 되어야 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지만, 찾아보면 analog와 크게 결부 되지 않고도 시장이 있어 보입니다.

문제는 이쪽 마켓은 SoC 기획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점이지요. 국내 SoC 기획이라는 것이 약간은 부재 상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편한 것이 시장이 이미 큰 부분에 다가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레드 오션에 일단 머리를 밀어보고, 안되면 엔지니어에게 탓을 하는 그런 생각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슬픈 일이죠). 기획자들이 ROI나 feature 대비 가능한 시장 점유율등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단순히 큰 시장에서 대충 이 정도면 팔리겠다.. 정도로 기획하면 문제가 있는거죠.

새로운 시장을 열때 기획의 힘은 중요합니다. 새로운 시장은 대부분 서비스와 함께 열리는데, 이 시장이 어떤 서비스와 어떻게 열릴 것인지 잘 보아야 하는데, 대부분 그냥 주먹 구구 식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죠. 중소기업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babyworm이 다니는 회사도 위기라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는 회사입니다. 이럴때 일수록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근 몇년간 몇 가지 아이템을 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아쉽게 손을 못쓰고 있던 아이템들이 요즘에 많이 이야기되더군요. (아쉽..) 이럴때 준비를 잘하는 회사가 치고 나오겠지요..

2 thoughts on “중소기업 SoC의 딜레마

  1. knight

    현재 국내 대부분의 업체가 가진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다 결국 이직을 하려고 준비중인 상태입니다.
    회사가 커지니 틈새시장은 생각도 안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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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byworm

      네.. 제가 보고 만나본 대부분의 회사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움직이는 회사는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좋은 결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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