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3년.

사실 한해 한해 다르다고 하지만, 이번 2013년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한해였습니다.

한해를 정리해야 다음 한 해를 맞을 수 있는 힘이 생기겠죠.

 

2012년에 이런 저런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서, 너무 무리를 했던 탓인지 전반적으로 ‘의욕이 떨어지는 한해’를 보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올해 많이 생각한 burn-out 증후군일 수 도 있고, 그동안 소흘했던 가정 생활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해서..

그렇다고 해서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이 극적으로 줄어든 건 아니지만 (상반기에는 HEVC decoder 개발에 매달려서 거의 다른 것을 할 시간도 없었지만..), 이전에는 집에 와서 뭔가 봐야할 것 같고, 뭔가 코딩해야 할 것 같고, 뭔가 적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는데.. 올해는 사실 컴퓨터를 켜서 뭔가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뭔가 즐겁게 하던 일인데, 정말 회사원이 된 느낌이었달까요.

제가 회사에 입사라는 것을 한 것이 박사를 수료한 2002년(실제 서류상 입사일은 그보다 훨씬 앞서지만, 회사에서 40시간 이상 일한 건 2001년 후반, 실제로 주된 삶의 공간이 회사가 된건 2002년이니 이때가 맞다고 본다.)이었으니 엔지니어라는 직업으로 살아간지 11년 정도가 지났고, 세상이 한번 바뀌고 1년이 지났으니 이제 시들해지는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시들한 것보다는, 회사에서 에너지를 거의 전부 소모하고 집에 와서는 에너지를 채우는데 급급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도 같네요.

 

올해는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별로 없는 경우 전공책을 본 것도 별로 없고.. (기껏해야 인사이트에서 나온 프로그래밍 관련 책이나, TDD, 인터프리터, WxPython 관련 책 정도..) 대부분 일반적인 소설책이나 이런 저런 교양서(인문? 경제?)를 봤습니다.

보는 책의 양은 많이 늘었습니다. 대략 한 200권 정도 읽지 않았나 싶은데요..

크레마 샤인을 구매한 후에 루팅해서 리디북스를 깔았는데, 연쇄할인마 리디북스 (이 연쇄할인마는 저희회사가 있는 건물 14층으로 이사를 왔더군요..) 덕분에 구매한 책의 수가 크게 늘었고, 그러다보니 읽는 양도 많이 늘었습니다. 또 하나 아무래도 종류가 소설책이나 교양서다보니, 좀 빠르게 읽히는 경향도 있지 싶습니다.  이북 단말기를 여러개 샀었는데 (소니, 킨들 DXG, 아이리버 스토리, 그리고 크레마 샤인), 킨들 DXG는 아직도 현역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휴대용은 아니고, 스토리는 컨텐츠가 빈약하고 해서 별로 였는데, 크레마 샤인의 경우 루팅을 하면 리디북스라는 비교적 괜찮은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고, 무게도 가볍도, 불도 들어오고 해서 지하철이나 잠자기 전에, 그리고, 의외로 산에 올라가서 읽기 편하더군요. 여하튼, 이런 이유로 책 읽는 양 자체는 많이 늘었습니다.

내년에는 읽는 양을 좀 줄이고, 전공서쪽을 좀 더 볼까 생각중입니다.  집에서 취미삼아 하던 프로그래밍은 좀 더 할까 싶기도 하고요. (지인의 도움으로 가상머신에 linux를 깔고 verilog simulator를 설치했으니, 집에서 뭔가 재미난 것을 해 볼까 싶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올해는 에너지가 부족했던 한해였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건강도 안좋아지고.. (올해는 자주 아프네요.. 감기도 오래가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에 다래끼가 나고..) 좀 더 다 잡아야하겠습니다.

한해 참 아쉬움이 많네요.

다음은 구글에서 보내준 짧게 보는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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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과 BTL

지난 몇달간의 독서로그를 요약하자면 은하영웅 전설과 BTL을 본 기간이라 요약하고 싶다.

 

1. 은하영웅전설

이 책은 기억이 흐릿하지만, 93년에 권우 방에서인가 은하영웅전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휴가나와서 보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다시 읽기 전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화려한 전투 장면이 아닌 민주주의와 전제주의에 대한 부분이었다. 특히 우민주의로 변질되어버린 민주주의와 매우 훌륭한 독재자가 존재하는 전제주의 사이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나름 심도 있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작년말쯤에 이책을 사고,  3월쯤부터 읽기 시작한건 작년의 일이 나에게는 조금 아팠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새로 읽은 은하영웅전설은 여전히 재미있고 화려한 SF의 가면을 쓴 정치 소설이었다. 안 읽어본 모든 분들께 권장..

이전에 읽어보지 못했던 외전은 자잘한 이야기를 채워준다는 점도 즐거웠다.

 

2.

테크니컬 리더 : 혁신, 동기부여, 조직화를 통한 문제 해결 리더십

솔직히 이야기하자.

이전에 읽었던 와인버그의 “AYLO: 대체 뭐가 문제야?” 라는 책에 살짝 실망한 면이 없어지않아서, 이책을 같은 시기에 샀음에도 주저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그런생각은 씼은듯 날라갔다.

짧은 시간이지만, 올해 읽은 책 중에서 최고의 책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이책을 선택하겠다.

일단 책이 재미있다. 그리고, 나에게 부족한 수많은 것들을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책을 읽었다고 그게 내것이 된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은 없겠지만, 일단 나에게 부족한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엔지니어로 코드와 로직만 보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Technical Leader라는 직책을 같이 수행하게 된 많은 사람들에게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3.

세계대전 Z

사놓기는 한참전에 샀는데(뉴로맨서를 살때 같이샀다..), 나름 장르를 돌아가면서 읽는다는 지론(사실 한 종류만 읽다보면 좀 지루해져서…) 때문에 이제서야 봤다.

읽고 있는 도중에 지하철에 월드워 Z라는 영화의 광고가 있었는데, 이게 그 영화의 원작인지는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함정…

여하튼, 초반에는 인터뷰 형식의 책 내용이 약간 지루했는데, 읽다보니 이게 인터뷰인지 그냥 서술인지 깨닿지도 못하고 봤다.

4

그외.. 몇권 더 봤는데.. 머리에 남지는 않는다..라는 건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반증이리라..

오히려 새로 읽은 몇권의 만화가 더 머리에 남는다..

5.

그리고 근황..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꾸준히 뭔가 끄적여대는 Facebook과 Google+를 통해서 아실 분은 아실 것이고..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의 번역이 거의 마무리 되었나보다. 인사이트 출판사의 블로그에 나온걸 보니..

공동 번역이란 형식을 취해본 첫번째 책인데..

사실 많이 힘든 기간 동안 번역을 진행했고(번역을 수락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2팀의 팀장을 같이 맡게 되어서 하루 최대 16시간을 회사에 있던 기간이다.. ),  아쉽게도 그러다보니 주말 동안에 번역을 하게 되었다.

책에 나온 것들 중 대부분의 것을 돌려보지 못했다. 그래서, 아쉽다. 즐거우려고 한 것인다 일에 치이다보니 즐겁지 못했다.

올해 초반에 번역된 것을 리뷰하면서 많은 오류를 발견했다. 즐겁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읽는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은 많이 했다만, 과연 마지막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는 궁금하다. 이제 곧 나올 것 같아서 더 궁금하다.

공동번역이라서 편집자님께 고생시켜드린 것도 많고..

이런 저런 것 때문에 사실 건강상의 문제도 발생했다..

고혈압에 이석증… 스트레스와 과로가 원인이란다. (하긴 요즘엔 모든 병이 스트레스와 과로가 원인이란다.. )

이석증은 최근에 생겼는데.. 음.. 솔찮이 귀찮게 만든다. 이젠 심하지는 않은데 아침에 어지럽지 않게 일어난다는 것이 이렇게 고마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MuseScore로 악보만들기 (2)

지난 주의 글에 이어서 MuseScore로 악보만들기의 내용을 좀 더 적습니다.

일단 약간 손에 익고, 단축키에 익숙해지니 만드는 속도가 늘어났습니다. 써보면서 느낌은 “첫 느낌보다는 좋은 프로그램이 맞다”는 것이다.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아쉬운점 두가지는

1.

꼬리표를 이어서 길게 만드는 경우 슬러의 위치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냥 보표의 꼬리표가 따로 표현되도록 하거나 Auto로 잡으면 비교적 이음줄(슬러 기호)이 이쁘게 나오는데, 연속된 꼬리표 형태를 잡으면 아래 그림처럼 꼬리표 위로 슬러기호가 올라간다.  안 이쁘다.

ScreenShot019

 

이 경우 수동으로 위치를 바꿔야 하는데, 꼬리표 속성을 바꾸면 다시 처음 위치로 돌아간다. 따라서, 처음에는 악보만 입력하고 기타 보표는 나중에 입력해야 한다.

ScreenShot020

 

꼬리표 속성은 첫번째부터, 연속된 꼬리표 시작, 계속, 별도의 꼬리표, 자동.. 옵션이다.

 

2.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손가락 기호 넣는데 손이 많이 간다. 쩝.. 이건 어쩔수 없으려나.. 악보만 입력하는데는 몇시간 안 걸렸는데..손가락기호 입력하고(물론, 손가락 위치 확인하면서 추가적으로 입력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 점도 있지만..), 위치 조정하고, 줄 번호 바꾸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여하튼, MuseScore로 만든 첫 번째 악보(PDF로 저장했음).. 손가락 기호는 그냥 직접 넣은 거라.. 다른 형태로 잡으시는 분들은 알아서 🙂

Quatro_Valses_Venezolanos_No2

첨부한 것처럼 비교적 상당히 이쁜 악보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