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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SoC의 딜레마
[babyworm, 2008/10/08 19:55, SoC 설계 관련]
한 2주전쯤에 google 크롬으로 작성한 글인데, 줄 띄어쓰기가 엉망이 되어서 이제서야 주섬 주섬 편집해서 올리네요..

---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ASSP혹은 ASIC에 해당하는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회사들이 작은 조직으로 편성되어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SoC 회사들의 경우 market이 보이는 경우 빠르게 아이템을 정하고 작은 조직이 가지는 의사 결정 속도의 잇점을 이용하여 먼저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것이 주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전쟁에서 경기병 같은 존재라고 할까요?

하지만, 요즘엔 Fab비용이 너무 급격하게 증가하고, 들어가야 하는 analog IP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한 위험 요소가 되고 있지요. 즉 NRE가 아주 크게 증가했고, 이를 맞추려다보면 물량이 엄청나야 하는데, 제품의 life-cycle이 짧아지면서 물량을 받아주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는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요구에 맞추자니 좋은 공정을 써야 하는데, 이때는 상당한 물량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만 한다는 거죠. 경기병으로 출발했는데,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다보니 너무 비대해져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워진 것이지요.
이때 바라 볼 수 있는 것이 하나의 칩을 다양한 목표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응용에 적용시키다보면 전사적인 역량이 분산된다는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사실 SoC에 있어서 지원 업무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데, 여러 시장을 보다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또 한가지는 다양한 응용에 적용 시키기 위하여 설계하다보면, 그만큼 본래 마켓에서의 적합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설계 기간도 문제구요.
그래서, multimedia 쪽에서는 한번 죽었던(!) media processor라는 개념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전에 media processor는 3D/graphics 가속 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졌다가 산산히 부서진 적이 있습니다. 좋은 시도였습니다만, 당시의 ASIC화된 전용 프로세서들에 비하면 전력/성능 모든 면에서 뒤졌기 때문입니다.

요즘들어서, Cell-BE나 GPGPU와 같은 시도도 media processor로의 회귀를 암시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경향이 짧은 life-cycle과 맞물려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embedded에서도 마찬가지 시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 글을 쓰고 난 이후에 본 것인데, MPR을 보니 intel의 새로운 프로세서-GPU라고 해야겠지요?-는 array processor의 형태를 가지고 있더군요. )
즉, program을 통해서 응용에 맞추는 경향이 한 축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경향으로의 진행은 사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쪽에서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물론 중소기업 중에서도 reconfigurable-array나 media/array processor쪽을 하고는 있으니 가능성이 적다 말은 못하겠습니다만, 이쪽 분야를 경험한 많은 엔지니어들이 대기업에 둥지를 틀고 있으며, 시도 해볼 여지가 많기 때문에 대기업(국내든 국외든)에서 시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 팀도 반쯤 여기에 발을 담구고 있구요. (High-performance processor/MPSoC/RA/DSP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참 사람도 없는데 별일 다해요.)

다른 한 축은 발상의 전환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회사에서 이미 경쟁이 치열한 mass market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작은 마켓에서 여러가지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업체들이 큰 SoC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만 회사의 경우 SoC의 크기가 매우 작으며 공정도 우리가 사용하는 것보다 별로라고 생각하는 공정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세계 시장을 보고 틈새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거죠. 볼륨이 크기 않으며 쓸모 있으며 부가 가치가 높은 부분, 그리고 0.35~0.18um 정도의 공정으로도 경쟁이 가능한 부분이 아직 상당 부분 있습니다. 어찌보면 대부분 RF/analog 부분과 결부 되어야 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지만, 찾아보면 analog와 크게 결부 되지 않고도 시장이 있어 보입니다.

문제는 이쪽 마켓은 SoC 기획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점이지요. 국내 SoC 기획이라는 것이 약간은 부재 상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편한 것이 시장이 이미 큰 부분에 다가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레드 오션에 일단 머리를 밀어보고, 안되면 엔지니어에게 탓을 하는 그런 생각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슬픈 일이죠). 기획자들이 ROI나 feature 대비 가능한 시장 점유율등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단순히 큰 시장에서 대충 이 정도면 팔리겠다.. 정도로 기획하면 문제가 있는거죠.

새로운 시장을 열때 기획의 힘은 중요합니다. 새로운 시장은 대부분 서비스와 함께 열리는데, 이 시장이 어떤 서비스와 어떻게 열릴 것인지 잘 보아야 하는데, 대부분 그냥 주먹 구구 식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죠. 중소기업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babyworm이 다니는 회사도 위기라는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는 회사입니다. 이럴때 일수록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근 몇년간 몇 가지 아이템을 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아쉽게 손을 못쓰고 있던 아이템들이 요즘에 많이 이야기되더군요. (아쉽..) 이럴때 준비를 잘하는 회사가 치고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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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worm
2008/10/08 19:55 2008/10/0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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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ight | 2008/10/10 09: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현재 국내 대부분의 업체가 가진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다 결국 이직을 하려고 준비중인 상태입니다.
회사가 커지니 틈새시장은 생각도 안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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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될 때..
[babyworm, 2008/10/01 08:08, 개인적인]
혼자 있는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
빼꼼히 솟아난 흰머리를 쥐어뜯으려 머리를 뒤적이다 보니 흰머리가 제법 보인다. 화들짝 놀라서 살펴보니 틀림없이 흰머리다. 아 젠장...
요즘엔 RTL coding이나 C/C++ 코딩을 하고 싶어 좀이 쑤십니다. 생각 같아서는 후배들이 맡고 있는 블럭을 내가 하고 싶은 생각도 문득 문득 들지요.

엔지니어에게 있어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 것이까.. 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직접 코딩하는 걸 자제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하자고 생각한 것이 불과 한달도 안 되었건만, 설익은 지식은 벌써 손가락을 근질근질하게 만들고, 어서 하나라도 만들어보자고 재촉하는 것만 같아서 불안하기만 합니다.

코딩을 하게 되면, 그쪽에 집착하게 되어서 결국 큰 그림을 제대로 못 그릴 수가 있다는 것이 한가지 이유였고, 내 쪽에 신경쓰다가 다른쪽 일에 대한 균형 감각이 없어진다는 이유가 있었건만, 실제적으로 코딩에 참여하지 않으면 느낌상 약간은 덜 치열해 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실제적으로도 책보고, 개선할 부분 정리하고, 책보고, 인터넷보고, 새로운 아키텍쳐 짜고, 머리속에서 시뮬레이션..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뭔가 좀 이상해지고 있어요.
분명히 아직은 설 익었는데, 왠지 코드 짜고 싶어지고.. 경험에 의해서는 이때 코딩을 하게 되면 분명히 망칩니다. 꾸욱 참고 더 눌렀다 꺼내야 해요..
문제는 과연 눌렀다 꺼낼 수 있을까.. 라는 조바심이 계속 든다는 것인데, 조바심의 큰 이유는 항상 여러가지 미션이 동시다발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차분히 눌러놓을 시간이 없을지도.. 혹은 차분히 눌러놓았다가는 잃어버릴까봐 두려운 마음이 크기 때문이지요.
물론, 뭐 이런 저런 잡무의 문제도 그다지 적지 않구요.

엔지니어가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이고, 능력이 좋아진다는 것이 뭘까요. 코딩 잘하는 엔지니어는 대리급정도 되면 물이 모를 만큼 올랐을 것이고..결국은 알고리즘과 아키텍쳐, 그리고 모델링의 힘이 중요해진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것 저것을 건드리다보면 코딩은 줄어들고 결국은 "말빨"만 늘어난다는 것이 문제에요.

늙었다 혹은 직급이 올랐다는 또다른 반증은 업무 시간과 결과에 대해서 까다로워 진다는 것에요.

어느 블로그에(기억이 나지 않아서 링크는 못합니다만..)보니, 좋은 엔지니어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로...(기억력이 나쁜 관계로 기억으로만 각색하자면..)
---

실력없는 엔지니어와 실력있는 엔지니어에게 한달의 일이 주어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실력없는 엔지니어는 맡겨진 일을 야근을 밥먹듯이하며 죽도록 일을 했는데도 일을 주어진 시간이 끝내지 못했다. 팀장에게 이러이러한 이유로 일을 못 끝냈으니, 2주만 더 달라는 요구를 했고.. 팀장은 일을 열심히 했음에도 못 끝냈으니 매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해서 2주를 더 주었다. 결국 2주후에 일은 끝났지만, 원래 예상보다 비대해진 코드와 숨겨진 버그들이 드글드글한 코드가 결과로 나왔다. 팀장은 어려운 일 잘 끝냈으니 고생했다고 이야기 한다.

실력있는 엔지니어는 맡겨진 일을 생각하고, 한 2주 정도 노는 듯 하더니, 2주 남겨 두고 좋은 알고리즘을 구상해서 원래 주어진 시간에 원래 예상되었던 코드 보다 더 compact하고 smart한 결과를 내었다. 팀장은 놀면서 2주만에 할 수 있는 일을 한달이 주었졌다고 하여 놀면서 했다는 생각에 괘씸죄를 적용시킨다.

결국 진급은 실력없는 엔지니어가 한다.

---

뭐 대충 이런 이야기인데, 완전 공감.
이런 팀장이 되지 않으려 노력 중이건만, 일에 대해서 in-sight를 가지지 않는 이상 많은 경우 소위 이야기하는 "근태"를 가지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한국 사회에서 어쩔 수 없다 변명하더라도, 이건 결국 팀장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니, 반성..
최대한 일정 안에 끝내는 경우 아무 이야기 안하려 노력중입니다.

또하나, 요즘엔 글을 보는데 있어서 너무 너무 까탈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예전이라면 만족했을 것도 눈이 까다로워 진것이겠지요. 밑에 있는 애들이 힘들 수 밖에 없어요.

뿐인가요.. 까탈스러워져서 폰트니, 모양이니 이것저것 아주 지랄스러워졌습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조금만 더 하면 좀더 마케팅이 잘 될 텐데, 적어도 다른 곳만큼은 멋지게 나와야 할 것인데.. 등등 이죠..

좋은 부분의 코딩은 남시키고, 애들 싫어하는 "중요하지만 사소하고 시간 소모가 많은 일" 예를 들어 supporting tool 만들기나 꾸미기 같은 부분만 하게 되는..
그러다, 이건 높은 직급의 엔지니어가 할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

누가 좀 잡아주는 사람 있음 architecture 전체와 management를 맡기고, 한 가지만 파고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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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ny | 2008/10/02 19:08 | PERMALINK | EDIT/DEL | REPLY
Coding이 제일 재미있지요. ^^
저도 요샌 주로 검증, 테스트, 불량분석이나 스펙만 다루고 있으니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10월 말 Tape-Out제품 때문에 코딩(동작속도 개선, 다듬기 등)을 좀 해야하는데 다른 일이 산더미라 좋지만은 않네요. ^^;
babyworm | 2008/10/04 01:02 | PERMALINK | EDIT/DEL
네.. 코딩 할때는 즐거운 느낌인데 요즘엔 생각만 하고 있다보니 영 시들시들하네요.
10월말 T/O면 한창 바쁘시겠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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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머리속에는...
[babyworm, 2008/09/22 15:50, 개인적인]

몇 주째 집중력이 올라오지 않다가 추석때 쉬고나니 집중력이 좀 올라온 느낌입니다. 역시 모든 문제는 과로였습니다. 집중력을 깨지 않으려 말도 잘 안하고 있는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요즘에 머리속은 Java Virtual Machine과 가속 문제, Pipeline Redesign 문제, Superscalar/Multithread, VLIW, DSP 설계 문제, Security 문제가 순서 없이 무질서하게 스케쥴링되어 돌아가다가 이제 약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한,두가지만 진득하니 생각하고 싶은데 가만 두지를 않는군요. 그나마 다행인건 이런 와중에서도 어찌 어찌 머리가 돌아가기는 하고 있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전반적인 performance가 좀처럼 안나오고 있다는 것이구요. 뭔가 하나를 해치워 버릴려고 달려들라치면 다른 넘이 와서 바지 가랑이를 잡고 있으니 참 큰일이에요.
blog에 글을 쓰고는 싶은데, 일부는 회사 보안에 걸릴 문제인 것이고, 일부는 익지 않은 생각이고.. 습자지만큼 얇팍한 지식때문에 다른 부분의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쩝..

cheers! shallow babyw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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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지금은 벽을 넘는 수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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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2 15:50 2008/09/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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