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결재 메시지가 온걸 보니 Netflix를 사용한지 꼬박 한달이 되었나봅니다.
그동안 Netflix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몇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Netflix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상당히 사용자 친화적이란 겁니다. 추상적이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광고가 없습니다. 그동안 많은 서비스들에서 유료 고객에게 버젓히 광고를 강요했고(시작할때, VOD 하나를 켤때, 채널 돌릴때 등등), 우리는 어느틈에 내 데이터를 희생하며 광고를 보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는 겁니다.
처음 Netflix를 이용하면서 이 작은 차이로 인해서 “너무나도 편안하게” 컨텐츠에 집중하게 되더군요.
두번째 차이는, 시리즈를 볼때 자막과 동시에 다음편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별거 아닌것 같지만 이어볼때 아주 편리하더군요.
세번째는 영상의 화질(실제로는 영상의 크기를 포함해서.)이 자유롭게 변하면서 버퍼링을 최소화한다는 점입니다.
예전에 MPEG meeting에서 Netflix에서 나온 사람이 bitrate보다 해상도를 변경시키는 것이 사용자들에게 더 좋더라.. 그래서 자신들은 scaleable codec이 아주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서 유심히 봤는데, 정말 부드럽게 해상도와 bitrate가 변하더군요. (SVC는 아닐테니 simulcast겠죠.) 미국 인터넷 트래픽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회사의 의견이니 아마 HEVC scaleable codec + DASH가 조금더 발전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중간에 잠시 딴 이야기를 했네요. 마지막으로 짚고 싶은건 이어 보기가 쉽다는 겁니다. 핸드폰에서 보다가, ipad에서 보다가 PC에서 보다가.. 이런 식으로 하는데 모든 기기에서 언제든지 “조금전에 보던 부분”에서부터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뭐 귀찮게 pop-up이 뜨거나 하지도 않고, 그 영상을 누르면 거기서부터 다시 볼 수 있습니다.
Netflix를 써보고 느낀 점은 간단합니다. 큰 차이는 아닌데, 상당히 편하다는 겁니다. 국내 VOD에서 기술적으로 못할거냐.. 하면 그건 아닌데, 국내 서비스는 어떤 서비스를 나타낼 때 “강요”하거나 수많은 기능을 “나열”하는데 반해서, Netflix는 그냥 어떻게 배치해야 쉽게 선택될 것인지를 고민하고 은근하게 알려주는 맛이 있습니다. 어떤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도 ‘그냥되는’ 그런 맛이 있는 거죠.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사실 이해는 됩니다. 기능을 PR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짤릴수도 있고, 무능하다고 평가 받을 수도 있으니까 어떻게든 전면에 보여주고 싶고, pop-up으로 나타내고도 싶고..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줘야 하니까 버퍼링하는 중간 중간에 광고도 끼워넣고 싶은 마음이겠죠.
제가 알기에 “성과 지상주의”는 Netflix에서 아주 심한데요.. (Netflix의 절대적인 평가 기준이 유명하죠. “경쟁사로 이직해도 잡지 않을 것 같은 직원은 즉시 내보내라”는 평가기준..) 여기서는 왜 이렇지 않을까요. 바로 최상위 설계자(혹은 결정권자라 이야기해도 마찬가지입니다.)의 역량 차이가 아닐까요? 뒤에 있는 기능도 인정받을 수 있다면, 굳이 전면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고, 여러 기능을 균형감있게 배치하는 것 말이죠.
작은 차이지만, 어찌보면 큰 차이일 것 같습니다.